수 년 전에 상영한 영화 ‘밀양’이 기독교를 폄하하는가 아닌가 하면서 한창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영화 감독은 여기에 대해 분명히 말하지 않았다. 어쩌면 판단은 관람객들의 몫일지도 모른다.
그 영화에서 신영(전 도연)은 남편을 잃고 아들 하나를 데리고 남편 고향인 밀양에 내려와서 산다. 그런데 유괴범에 의해 의지하며 살던 아들이 납치되어 살해된다.
신영은 자식을 잃은 극심한 슬픔 속에서 약사 부부의 전도를 받아 교회에 나가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아픔을 치유받고 안정을 찾아간다. 그는 교회에 다니면서 성경 말씀에 따라 그 유괴범을 용서하기로 결심하고, 어느 날 그 유괴범이 갇힌 교도소에 찾아 간다. 면회실로 들어오는 그 유괴범은 히죽 웃으며 앉자마자 자신은 그곳에서 기독교를 믿어 죄를 용서받았다고 떠벌린다. 그 모습을 본 신영은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큰 충격에 휩싸인다.
“내가 아직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나님이 먼저 용서할 수 있는가.”
그녀는 교도소를 나오면서 실성한 사람처럼 절규한다.
그는 하나님에 대한 배신감으로 교회에 나가지 않고, 일부러 하나님께 항의하기 위해 타락의 길을 걷는다.
이 영화는 기독교의 ‘속죄(贖罪)’를 왜곡하고 희화(戱化)한 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렇지만 실제로 기독교인들에게 그 유괴범처럼 속죄를 너무 단순하고 가볍게 생각한 면이 있지 않나 싶어 약간 찔림이 있다.
예수님의 십자가 속죄는 어떤 악랄한 죄를 지은 사람이라도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그전에 자기 죄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눈물의 회개가 수반되어야 한다.
예수님의 속죄는 싸구려가 아니다.
그 유괴범이 진정 예수님을 믿는다면, 자기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신영 앞에서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었어야 했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지 처절하게 깨달았어야 했다.
아마 그랬더라면 신영은 그 유괴범의 손을 잡아 일으켜 주었을 것이다.
그 때 하나님의 용서의 은혜가 임하는 것이다.
고난주간이 다가오는 사순절을 보내면서 예수님의 십자가 속죄가 값싸게, 감동 없이
여겨지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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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부인은 우리의 삶의 방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