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평안하셨습니까?
저는 그 동안 이곳 한국 대사관을 도와 현장으로 내려가 피납사건 협상의 통역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 가족도 다른 NGO 분들과 마찬가지로 이달 말 안으로 이곳을 떠나야 되는 형편입니다. 짐을 푼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시 짐을 싸고 있습니다. 어제 예배 중에는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그분 곁에 가신 이들로 인해 울고, 잡혀 있는 분들이 안타까워 울고, 예배 후 제 아내를 잡고 우는 동료 외국 선생님들 때문에 또 울고......, 8년간 일해온 이곳을 마무리도 못하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 너무 기가 막혀 울고......
며칠 전에는 저희 지역의 원로들이 저를 위해 이곳 카불까지 올라와 대사관에 탄원을 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대사관의 권한이 별로 없어 방송을 통한 피납자들의 석방을 위한 성명서 발표와 대사님의 하소연을 듣는 선에서 방문을 마쳤습니다. 이대로 제가 못 들어오고 끝나면 P 언어 발전 계획은 끝이 아니냐며 부족민들이 많이 염려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계획은 일단 P국 비자를 신청하여 복수 비자로 3개월 이상 받으면 다시 페샤와르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S단체에 협력하여 일하는 것이지요. 저는 이곳을 왕래할 수 없다지만 현지인 동역자들은 그곳으로 나와, 저와 함께 일하고 훈련을 계속 받으면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짧은 시간 동안 만 가능하겠지요. ㄱㄷ해 주십시오! 이번 주에 J시 또는 M시로 내려가 비자신청을 할 예정이랍니다. 만약 기대한 대로 되지 못하면 그래도 가까운 T국으로 가는 것 그래도 안 되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대사관을 도와 여러모로 일을 했기에 혹시 21명의 피납자들이 모두 안전하게 석방되면 우리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갖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보고 있습니다. NGO와 선생님들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는 정부 당국자들의 생각 때문에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약 120여명의 선생님들이 이번 일로 인해 이달 안으로 이곳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모두 억울해 하고, 기막혀 합니다. 그래도 얼마의 대학교와 연결되신 분들과 비지네스로 등록하신 분들은 남을 수 있을 것 같답니다. 많은 분들이 분통해 하는 것은 이번 문제의 중심에 있는 I 단체 사람들 중 상당수가 비지네스와 기타의 방법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열심히 일한 자는 떠나라!”는 카피 말구가 아이러니칼 하게 이때 적용되는 듯 하여 씁쓸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이곳을 향한 ㄱㄷ의 줄을 놓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모든 상황과 결과들도 그분의 컨트롤 아래 있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ㄱㄷ와 염려에 감사드리며......
감사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윤주홍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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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