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경건한 말만 하고 살다가 보면 말로 포장하는 자신이 진짜 자기인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우리의 말과 글로 우리의 머리와 영혼에 가득 담긴 것을 밖으로 드러내니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님의 자기 계시이듯이 우리말과 글이 자기를 알리고 계시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우리말과 글은 자신을 진실하게 계시하기보다 자신을 교묘히 위장하고 미화하는 수단이 되기가 쉽다. 여기서 인간의 치명적인 부패성이 드러난다.
성경과 신학에 대한 지식이 많고 두뇌회전이 남다르게 빠르고 언변과 글 솜씨가 뛰어날수록 남이 자신을 포장한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도록 고단수로 포장하는데 달인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포장할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한 실력이며 기술이기는 하지만.
그러니 그런 번드르 한 말과 글에 너무 순진하게 매료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까칠하게 냉소적일 필요도 없다. 남에게서 보이는 꼴불견이 내 안에도 고스란히 도사리고 있으니 나를 불쌍히 여기듯이 서로를 불쌍히 여겨야 할 것이다. 우리의 멋지고 은혜로운 말과 글에 하나님의 용서의 은혜와 자비가 절실하게 필요함을 절감하며 우리의 말하기와 글쓰기에 겸손의 자세가, 그리고 우리의 듣기와 읽기에 긍휼의 미덕이 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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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식에서 그리스도의 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