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는 영적으로 더 민감해지는 만큼 성결해지려는 갈망과 그것이 성취되지 않는 삶의 현실 사이의 괴리감으로 인한 깊은 좌절과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 진지하게 거룩한 삶을 추구하는 신자라면 대부분 겪는 어려움이다.
한없이 느리고 미미하게 진행되는 성화로 인해 지쳐 나가떨어지지 않고 자폭하지 않는 비결이 칭의의 은혜이다. 우리의 시원치 않은 성화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미 의인으로 받아들여졌고 변함없이 사랑받는다는 칭의의 바탕 위에서만 진정한 쉼이 있는 신앙생활이 가능한 것이다.
그 칭의의 기초 위에서 우리가 매일 이루어가는 보잘 것 없고 불완전하기 짝이 없는 우리의 경건과 성화가 하나님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의롭다고까지 인정받는 것이다. 칭의의 은혜는 죄인인 우리 존재가 의롭다하심을 받을 뿐 아니라 아직 죄의 얼룩이 묻어있는 우리의 선행까지 의롭다 하심을 얻게 한다. 평생 불완전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성화는 오직 칭의의 바탕 위에서만 하나님께 인정받는다. 그러나 자신의 초라한 성화에 의존하여 하나님께 인정받고 사랑받는 칭의를 확보하려고 애쓰는 이에게는 불안과 좌절과 자괴감이 가시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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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 풍랑을 만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