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에 여호와의 말씀이 환상 중에 아브람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네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
아브람이 이르되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
나는 자식이 없사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니이다.
아브람이 또 이르되
주께서 내게 씨를 주지 아니하셨으니 내 집에서 길린 자가 내 상속자가 될 것이니이다.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그 사람이 네 상속자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 하시고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이르시되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셨다. (창 15:1-6 개역개정판)
But Abram believed on God and it reckoned to him as righteousness. (창 15:6 nrsv)
아브라함이 전쟁에서 돌아온 후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대화하신다.
"나는 네 방패라."하신 말씀은 "네 대적을 네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창 14:20)이심을 드러내는 말씀이다. "나는 네 지극히 큰 상급이다."라는 말씀은 아브라함을 지켜 보호하시는 하나님 자신이 그의 큰 상급이라는 뜻이다. 이는 "내가 나를 네 소유로 주리라.", "나는 네 하나님이다." 라는 뜻이다. 아브라함이 얻은 승리의 토대는 하나님께서 그의 하나님이 되어 주시기 때문이다.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 아브라함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질문을 했을까? 상급을 일이나 수고에 대한 대가로 얻는 '삯'으로 보면 아브라함의 믿음과 경건에 풍성하게 상을 주시는 하나님으로 이 본문을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포도원 비유(마 20:1-16)에서 "나중 온 이 사람에게 너와 같이 주는 것이 내 뜻이다."라는 말씀을 기억한다면 상급은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 베푸심을 나타내기도 한다(cf. 일을 아니할지라도 경건치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신다. 롬 4:5). 그렇다면 아브라함이 요구하는 축복을 아브라함의 의와 관련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놀랍게도 아브라함은 하나님 나라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상속자에 대하여 질문한다.
하나님은 상속자의 자격과 조건에 대하여 말씀하신다. 상속자의 자격(4절)과 수많은 자손의 약속(5절) 그리고 땅 약속(7절)은 결국 하나님 나라에 관한 약속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시겠다는 약속(창 12:1-3)을 재확인하신다. 아브라함이 이와 같이 약속하시는 하나님을 믿으니 이를 의롭다고 여겨주셨다. 이처럼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는 것은 믿음과 하나님의 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약속이 홍수심판으로도 치유되지 않는 인간의 전적부폐를 본래부터 전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창 6:5-7). 전적으로 타락하여 자기 힘으로 하나님의 의에 이를 수 없는 인류에게 유일한 가능성은 '은혜의 의' 외에는 없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시는 은혜를 믿음으로 받아 들여 그 나라를 유업으로 얻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었다는 것은 아브라함의 결단과 헌신을 강조하는 말이면서 더 깊은 의미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의 인격적 관계 속에 모든 삶의 정황을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마음을, 하나님의 구원의 섭리를 알게 하신 것을 말한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의롭다고 여겨주시고 하나님의 뜻을 알아 가게 하신다.
창 15의 언약의식은 하나님께서 친히 아브라함을 위해서 행하실 일을 말한다. 하나님께서 쪼개진 짐승사이로 지나신 일은 단순히 위약할 경우 이와 같이 되리라는 저주의 서약이 아니라 더 깊은 의미를 가진 행동이셨다. 하나님께서 자기를 위하여 마련하라고 하신 소, 염소, 숫양, 산비둘기, 집비둘기(창 15:9)는 모세 율법에 명시되는 제물과 동일하다. 이는 하나님께서 의가 없는 죄인에게 은혜의 의를 베푸실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의 저주를 지실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사람에게 원인을 찾을 수가 없어서 예수께서 친히 원인이 되시고 그 결과를 선물 받는 것을 은혜라고 한다.). 모리아산에서 아브라함은 이삭이 죽어야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cf. 히 11:19). 하나님이 예비하신 양을 통해서만 이삭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게 된다.
바울은 언약의 표징인 할례를 가리켜 "아브라함이 무할례시에 받은 믿음의 의를 인친 표(롬 4:11)"라 하여 아브라함 언약이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말한다. 제사의식으로 상징된 죄사함의 은혜를 믿음으로 받는 자를 하나님께서 의롭다고 여겨 주시는 것이 언약의 핵심요소인 것이다.
믿음은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영광의 하나님(행 7;2)으로 찾아 오셔서 인격적 관계 안에 약속을 맺으시고 열심과 사랑으로 그 약속을 성취하심을 말한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설득당해 항복하게 된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믿음을 출발시키셨고 그 내용이 되시며 완성의 자리까지 이끄신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알아 가고 닮아 간다.
우리의 믿음은 하나님이 우리를 의롭다하시는 수단(방법)이다. 그러나 우리의 믿음은 칭의의 이유(근거, 조건)가 아니다. 진실로 구원은 하나님의 믿음의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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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윌로우클릭교회의 새책)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