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대의 얼짱 몸짱? (신권인 목사)
우리 사회에 언제부터인가 '짱'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얼짱, 몸짱, 이 대표적인 예다. 김건모가 부른 "짱가" 하고는 엄연히 구별되는 개념이다.
얼짱이란 말은 우리 한국 사회의 그릇된 외모 신드롬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얼짱, 몸짱이 되어야 취직이 더 잘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얼짱들을 영웅시한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얼짱은 존경과 경의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결국 이러한 얼짱을 만들기 위해 성형수술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요즈음 성형에 관하여는 거의 필수에 가깝다. 눈 쌍꺼풀 수술을 하면 맞춤으로 코는 옵션이다.
하나님이 부모님을 통하여 주신 고유적이고 멀쩡한 얼굴에 의료적 목적이 아닌 세상 풍조를 좇아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태를 닮아간다는 것이 여간 역겹고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배꼽 티를 즐겨 입는 여학생에게 왜 그렇게 배꼽을 내놓고 다니느냐고 물으니까 그 학생의 대답이 걸작이다.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이라고 해서 신체의 중심인 배꼽을 드러내고 다닌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체 역학적으로 보면 인간의 신체의 중심을 횡단면과 종단면으로 해부했을 때 크로스 되는 지점(center of gravity) 즉 여자가 임신하면 아기가 잉태되는 곳이 바로 신체의 중심이다. 그러고 보면 가장 안전한 지점에서 아기는 보호를 받고 있는 셈이다. 닭으로 말하면 알이 생기는 지점이 닭의 중심이다.
물론 그 학생은 우스개 소리로 한말이겠지만 어쨌든 인간의 죄와 수치를 가리기 위해 무화과 잎으로 몸을 가리기 시작한 위선과 거짓의 분장 문화가 여기까지 이르렀는가 보다.
'짱'이란 말은 원래 10대들의 은어였다. 학생들 사이에서 즐겨 쓰기 시작한 '짱'은 또래들 중 가장 싸움을 잘하는 사람을 가리켰다. 최고라는 뜻의 '장(長)'에서 유래된 듯이 보인다. '짱' 신드롬은 모든 분야에서 회자되는 신조어요 은어이다. '짱'이 단순한 애칭을 넘어 신드롬으로까지 발전한 데는 디지털 매체인 인터넷의 영향이 단연 1등 공신이다.
얼마 전에는 심지어 수배중인 피의자 얼굴이 예쁘다는 이유로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수배중인 여자 강도가 일약 '얼짱 스타'가 된 적이 있었다. 요즈음에는 39세 아줌아가 '몸짱'으로 뜨고 있다. 이런 신드롬은 좋고 나쁨을 떠나 현대인들의 가치체계를 반추하는 외모 지상주의를 나타내 주고 있다. 즉 '외모'에 의해 사람을 평가하고 우상화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신드롬, 그리고 세태를 풍자하는 여러 정치적 페러디, 은어 등이 시대적 조류에 따른 문화적 코드로 자리하는 것이 때론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성경의 인물 가운데도 잘생기고 키도 큰 얼짱의 기준에 부합된 인물들이 얼마든지 있다. 창세기 39장 6절에 보면 요셉이 그러한 사람이다. 요셉에 대해 말하기를 "요셉은 용모가 준수하고 아담하였더라"고 하였는데, 이 말은 얼굴이 잘생기고 몸이 잘 빠졌다는 얘기이다. 당연히 얼짱, 몸짱이다.
모세도 얼짱이다. "그 여자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아 그 준수함을 보고 그를 석달을 숨겼더니"(창 2:2). 여기서 '준수함'이라는 단어는 창세기에서 하나님께서 창조를 하신 후에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신 표현에서와 같은 단어이다. 단순히 자기 자식이기 때문에 무조건 잘 생겼다고 보는 것 이상의 것임을 시사해 주고 있다. 사도행전에서는 "그때에 모세가 났는데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지라."(행 7:20)라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서 문제는 이 여인이 그 당시의 최고의 지도자이자 절대권력자인 누구도 감히 거역할 수 없는 애굽 왕의 지엄한 명령을 거역하고 있었다는 데에 있다. 히브리서에 보면 이것은 단순한 부모로서의 보호 본능 이상의 믿음의 행위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믿음으로 모세가 났을 때에 그 부모가 아름다운 아이임을 보고 석 달 동안 숨겨 임금의 명령을 무서워 아니하였으며"(히 11:23)라고 기록하고 있다. 다만 더 이상 숨길 수 없어 마침내 애굽 왕의 명령에 따라 나일강에 아이를 버리는데 왜 하필 '갈 상자'에 담았을까? 차마 그대로 수장할 수가 없어서였는가? 아니면 어떤 기적이나 희망을 바라고 담았는가? 성경이 답을 주고 있지는 않지만 그러나 히브리서와 연결시켜 보면 이것은 분명 '믿음의 행위'의 연장임을 알 수 있다.
사무엘상 9장 2절에 보면, 사울이야말로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바로 그런 사람이다. "기스가 아들이 있으니 그 이름은 사울이요 준수한 소년이라 이스라엘 자손 중에 그보다 더 준수한 자가 없고 키는 모든 백성보다 어깨 위는 더하더라."
이삭의 아내가 된 리브가도 얼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소녀는 보기에 심히 아리땁고"(창 24:16).
또한 에스더는 페르시아 제국의 아하수에로 왕의 눈에 들어 왕후의 자리까지 앉게 될 정도로 출중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에스더는 ... 용모가 곱고 아리따운 처녀라."(에스더 2:7)
진짜 얼짱 중에 얼짱은 다윗이다. "그의 빛이 붉고 눈이 빼어나고 얼굴이 아름답더라."(삼상 16:12), "소년 중 한사람이 대답하여 가로되 내가 베들레헴 사람 이새의 아들(다윗)을 본즉 (수금을) 탈 줄을 알고 호기와 무용과 구변이 있는 준수한 자라."(삼상 16:18) 다윗은 얼굴은 물론이고 용맹하며 입담도 있는 다 재 다 능(多才多能)한 진정한 얼짱 중의 얼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세운 사울을 버리고, 대신 다윗을 새로운 왕으로 세웠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그 용모와 신장을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사울)를 버렸노라 나의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삼상 16:7)
아무리 용모가 뛰어나고 키가 크며, 몸매가 잘 빠졌다 할지라도 그 마음의 중심에 하나님이 자리하고 있지 않다면 소용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얼짱은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그 하나님으로 즐거워하므로 심령의 평안함이 그 얼굴과 몸에 배어 나오는 자가 진정한 얼짱이요 몸짱이 될 것이다.
우리들의 겉 사람은 후패하게 되어있다. 외적인 용모는 영적인 상태에 따라서 예수님처럼 빛나 보이기도 하고 가롯 유다처럼 마귀의 이미지와도 같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외적인 것이 아닌 내적, 영적 아름다움을 소유하게 될 때 비로소 진정한 미(美)를 갖추게 될 것이다.
기왕이면 우리 기독교계에도 긍정적인 신드롬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예컨대'전짱(전도 잘하는 사람)' '봉짱(봉사 잘하는 사람)' '맘짱(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은 어떨까?
아무튼 이 시대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주목해야 한다. 여인들에게 말씀한다.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잠31:30)' 남자들에게 말씀한다. '내 형제들아 영광의 주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너희가 받았으니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약2:1)'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