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대유행이 ‘게임 체인저’라 불리는 백신까지 개발, 보급됐음에도 불구하고 2년째 멈출 줄 모르며 현재까지 장기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의료기관의 급격한 환자 감소로 이어져 의료계의 경영 악화는 점점 더 심각해졌다. 특히 개원가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최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작년 반기(1월~6월) 진료비는 17조342억 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8조9910억 원으로 나타났다. 즉, 불과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 중에서도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의 위기는 더욱 심각해 날이 갈수록 사상 최악의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20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 표시과목별 요양급여비용 심사실적 결과, 소아청소년과는 2019년 8073억 원에서 2020년 52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35.39%나 감소했다. 이비인후과도 2019년 1조4204억 원에서 2020년 1억1492억 원으로 19.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청과의 위기는 전공의 지원율에서도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전공의 모집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전공의 모집정원(3159명) 대비 응시자(3527명) 지원율은 111.6%지만,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은 204명 모집에 단 76명만이 지원해 37.3% 지원율로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소청과의 위기는 앞으로도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현재 진행 중인 내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200명의 총 정원 중 47명만이 지원해 지금까지 23.5%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수년째 전공의를 뽑지 못한 대학병원도 적지 않고, 심지어 일명 ‘빅5’ 병원에서조차 소청과 전공의 정원을 채우기 버거워 하는 모습이다. 필수의료 진료과목을 지칭하는 ‘내·외·산·소’ 중 하나인 소청과가 이제는 존폐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소아청소년 인구감소와 더불어 정부의 각종 규제정책이 초래한 소청과의 위기는 하루 이틀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정말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된, 소청과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수가 가산뿐만 아니라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과 사회적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소아청소년과·이비인후과 등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필수의료과 살리기 TF’까지 출범시킨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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