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에서 교회에 대해 무엇이라 말하는지 귀를 기울여 보자. 요한계
시록은 공간적 초월로서의 ‘하늘’과 시간적 초월로서의 ‘종말’을 배경
으로 교회를 설명한다. 교회는 현재에 전투하는 교회로서 이 땅에 존재하지
만 동시에 승리한 교회로 하늘에 존재하며 그 하늘에서 교회는 종말을 경험
한다. 요한계시록 21장 9절에서 22장 5절이 교회의 미래를 잘 나타내고 있
다. 본문은 새 예루살렘에 대한 묘사이다(계21:2). 새 예루살렘은 신부로
서 묘사되고 있는데 그리스도의 신부는 교회를 의미한다(계21:9). 새 예루
살렘에 대한 묘사들은 새 예루살렘이라는 도시의 건축적 요소와 종말에 회
복하게 될 새 예루살렘 안에서 일어날 일에 대한 구약의 예언을 배경으로
그려지고 있다.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영광으로 가득하다. 그 성의 빛은 귀
하고 맑다(계21:11).
새 예루살렘성에서 처음으로 언급되는 것은 성벽이다. “성벽은 크고 높
다”(계21:12). 그 높이는 144규빗(약 70m)이다. 그러나 성의 길이와 넓이
와 높이가 12,000스타디온(약 2,400km)이라는 사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
은 치수이다. 요한은 144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144는 12 x 12
로 약속으로서의 구약의 교회와 신약의 교회가 하나되어 하나님의 백성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 준다. 요한은 성벽을 통해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은 돌
과 벽돌로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 구원 받은 하나님의 온전한 백성으로 구
성되어 있음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의도는 성벽에 붙어 있는 열두 기둥에
새겨진 열두 사도의 이름과 열두 진주문에 쓰여진 열두 지파의 이름을 통
해서 더욱 확증된다. 이러한 목적과 함께 요한은 그 성벽이 높고 크다는 표
현을 통해 도시가 완전하고 완성되었고 안전하며 장엄한 것을 보여 준다.
더 나아가서 성벽은 벽옥으로 장식되어 있다(계21:18). 이는 종말에 교회
가 하나님의 영광스러움과 하나님의 임재로 충만할 것을 상징한다.
새 예루살렘의 성벽은 열두 문을 가지고 있다. 새 예루살렘에서 열두 문과
그 열두 문에 새겨진 열두 지파의 이름들은 에스겔 48:30-35를 배경으로 가
진다. 에스겔의 비전은 각 지파가 땅의 분배에 있어서 할당된 충분한 몫을
가지게 되며 예루살렘 출입을 위한 각 지파 자신의 입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전체가 하나님의 임재의 자리에 들
어갈 동등한 권리와 하나님의 축복을 누릴 동등한 권리에 대해 확신을 갖는
다. “열두 문이 항상 열려 있다”(계 21:25).
열두 문에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대표하는 열두 지파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12절, cf. 겔 48:30-35) 성벽의 열두 기초석에는 신약 교회의 기초인 열
두 사도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14절 cf. 엡 2:10). 이들을 합한 이스라엘
의 열두 족장과 어린 양의 열두 사도들은 신,구약의 성도의 총수와 교회의
완전성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24장로의 수를 형성하는 것이다.
거룩한 성에는 성전 또는 성소가 없다. 이 거룩한 성소의 ‘모퉁이 돌’은
그리스도 예수님이시다. 바울은 우리가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장소
로 세워져 간다고 하였다(엡2:20-22). 그러나 궁극적인 면에서 볼 때 하나
님의 거처가 되는 것이 우리가 아니라, 우리의 거처가 되시는 분이 하나님
이시다(시90:1). 구원받은 우리가 거하기에 거룩한 성소인 것 이전에 하나
님 자신이 친히 그 곳에 임재하시며 하나님께서 절대적으로 거룩하기 때문
에, 모든 복과 은혜가 창조주요 구주이신 주님에게서 나와 모든 사람에게
미치기 때문에 그러하다. 요한이 새 예루살렘에서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
도 자신이 성전이 되신다(계21:22 cf.21:3)고 말한 것은 하나님께서 만유
의 주로서 만유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고전15:28).
새 예루살렘은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다(계 21:11, 18, 19, 21). 주의할 것
은 보석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여 풍유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석에 대한 의의는 전체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보석은 “거룩한 도시,
새 예루살렘의 영광, 순결성, 아름다움 그리고 소중함”을 나타낸다. 보석
은 단장한 신부의 아름다움을 더욱 강화시켜 준다.
이사야 54장 4-6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남편으로 묘사되신다. 9-10절은
하나님의 아내인 이스라엘의 회복이 새 예루살렘 재건에 의해 표현되고 있
다. 그리고 11-12절은 예루살렘의 재건을 예루살렘이 여러 가지 보석으로
장식되는 것으로 표현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남편으로서 아내 된 이
스라엘의 단장을 통한 이스라엘의 회복을 약속하시는 것이다.
계시록 21:11에서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지고 있으며 벽옥과
같이 맑다고 하였다. 이는 계 4:3의 보좌에 계신 신적 현현의 묘사를 연상
시킨다. 교회는 모든 부분에서 하나님의 속성을 반영하며 하나님의 영광으
로 충만히 빛나는 것이다. 또한 열 두 사도의 이름이 쓰여 있는 열 두 기둥
이 열 두 가지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19-20).
성전과 에덴동산, 새 예루살렘을 묘사하고 있는 보석들(출28:17-20; 겔
28:13; 사54:11,12; 계21:19,20)의 종류와 전체 의미는 새 예루살렘과 성전
과 에덴을 서로 밀접하게 연결한다. 즉, 하나님의 구속 역사에 있어 핵심적
으로 기대해 왔던 성전과 에덴의 궁극적 실체가 새 예루살렘, 새 창조에서
의 하나님이 백성의 삶에서 완전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나라와 왕들이 그 영광을 가지고 새 예루살렘으로 들어 올 것이 예언된다
(계 21:24-26; cf. 22:2). 이러한 새 예루살렘에로의 만국의 순례는 구약에
서 언급되는 종말론적 축복의 모습으로(사 2:2-4; 14:1,2; 60:1-4; 슥
2:11; 14:16) 전세계적인 복음의 추수에 대한 성취를 선언하는 것이다. 구
약에서의 순례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목적의 완
성을 의미하며 새 예루살렘이 우주의 중심임을 표현한다.
그 성의 성문들을 낮에 도무지 닫지 아니하리라. 하나님의 영광과 어린 양
이 그 성의 빛이시기에(21:23) 그 곳에 밤은 없다. 더욱이 새 하늘과 새 땅
은 모든 악과 불경건한 것에서 깨끗하게 될 것이므로 그 성의 평화를 위협
하여 그 성문을 닫게 하는 악한 세력은 없다(사60:11,19,20). 이 성에 거룩
하지 못한 것과 거짓된 것은 설 자리가 없다.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만 이 거룩한 성에 거한다. 이 사람들은 아들의 형상을 본받도록 미리
정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의롭다함을 얻고 영화롭게 된 자들이다(롬 :29,30).
새 예루살렘인 종말적 교회 공동체의 삶에서 에덴의 완전한 회복을 통한
첫 창조의 목적이 회복된다(계 22:1-5). 먼저 생명수 강물의 출발점을 비교
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창세기의 에덴 동산에 흐르던 강이 요한계시록
22장에서는 하나님의 보좌에서 흘러 나온다(cf. 겔 47:1-12). 생명수 강물
의 흐름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해진 하나님 나라의 생명이 계속적으
로 유입되고 있는 것을 상징한다. “죽임을 당하신 어린 양이 능력과 부와
지혜와 힘과 존귀와 영광과 찬송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시다”(계5:11).
새 예루살렘에서의 에덴의 회복은 생명수 강의 양 옆에 있는 달마다 열 두
실과를 맺는 생명나무에 의해서 더욱 강조된다(계22:2). 첫 창조시 아담과
하와를 위해 예비되었던 생명나무가 이제 종말에 교회를 위해 예비된다. 생
명수 강이 그런 것처럼 생명 나무도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력을 상징한
다. 요한은 생명나무를 통해 종말적 교회 공동체의 삶 속에 주어지는 에덴
의 회복을 강조한다. 에스겔의 환상에서처럼 그 나무 잎사귀들은 만국을 소
생케 하기 위해 있다.
다시 저주가 없다. 계 22:4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얼굴을 보게 된
다고 한다. 창 3:9-11에서 아담은 죄의 결과로 하나님의 얼굴을 피할 수 밖
에 없었다. 창 4:14에서 가인에 대한 하나님의 저주로 가인은 하나님의 얼
굴을 뵙지 못한다(cf. 출32:20,23). 그러나 새 하늘과 새 땅, 새 에덴에서
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얼굴을 보게 된다.
교회는 세세토록 왕 노릇 하게 된다. 이는 불신자를 향한 왕 노릇이 아니
다. 그것은 에덴 동산에서 아담과 하와에게 주어진 만물을 통치하도록 위
탁 받은 궁극적 가치(창1:26)의 회복을 말한다. 계 22:1-5는 새 창조의 주
인공인 교회가 에덴 동산에서 첫 창조의 목적에 대한 완전한 회복의 경험
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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