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책들 중 하나인 요나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책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요나서가 많은 해석학적 난제(큰 물고기 문제,
니느웨 성의 역사성)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요나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
시지는 명확하다. 요나서는 1,2장과 3,4장이 구조적인 평행을 이루고 있으
며, 중요한 단어들의 반복 사용이 통일성을 더해 주고 있다. 내용면에서도
많은 신학적인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1. 평행적 구조를 통한 풍자(1장과 3장)
요나서를 살펴 보면 평행적인 구조안에서 일관성있게 사용되는 주요 단어
들이 있다. 1장은 하나님께서 요나에게 ‘일어나 가서 외치라’(1:2) 고 명
령하시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나님의 명령을 받은 요나는 일어나 갔다
(1:3). 그러나 요나는 하나님이 명령하신 대로 니느웨로 간 것이 아니라 그
의 얼굴을 피하려고 다시스로 가기 위하여 욥바로 갔다. 하나님께서는 도망
가는 요나의 마음을 돌이키시기 위하여 그가 탄 배앞에 큰 폭풍을 던지셨
다. 배에 탄 사람들이 모두 살아 남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는 동안 잠을 자
고 있는 요나를 선장이 깨워 하나님께 기도하라고 요청함으로써 그 선원들
은 당면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폭풍 뒤에 하나님이 계심을 의식하고 있다
(1:6).
선원들은 자신들을 괴롭히고 있는 풍랑이 요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며 요나
를 바다에 던져야만 잠잠해질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그를 던지기를 주저
하다가 결국 자신들이 멸망하지 않기 위하여 요나를 바다로 던진다.
1장과 평행을 이루고 있는 3장도 여호와께서 요나에게 ‘일어나 가서 선포
하라’(3:2)로 시작한다. 하나님의 명령을 받은 요나는 이번에도 일어나 갔
다(3:3). 그러나 이번에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니느웨로 갔다. 니느웨에 도
착한 요나는 다가오는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한다(3:4). 요나의 경고를 전
해 들은 왕이 굵은 베옷을 입고 온 백성들에게 하나님께 금식하며 기도하라
고 선포한다(3:4-9).
또한 1장과 3장은 ‘풍자’라는 문학적인 도구를 사용함에 있어서도 평형
을 이루고 있다. 풍랑을 만난 이방 선원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
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하나님의 종 요나는 배에서 깊은 잠에 취해있
다. 이런 하나님의 종을 이방인 선장이 깨워 책망하며 기도하라고 명한
다.
물고기 뱃속에서 극적으로 나오게 된 요나는 마지못해 니느웨에 가서 다가
오는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한다. 그는 3일을 걸어야 성의 이쪽 끝에서 저
쪽 끝에 도달할 수 있는 큰 도시에서 단 하루만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나
그의 간단한 메시지에 대한 니느웨의 반응은 의외적이다. 왕을 포함한 온
백성이 베옷을 입고 금식하며 하나님께 매달리는 것이 아닌가?(3:5-6) 심지
어는 말 못하는 짐승들도 굵은 베옷을 입고 금식을 했다!(3:7) 이렇게 1장
과 3장은 아주 흥미로운 풍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2. 테마적 통일성과 그로테스크(grotesque)한 표현(2장과 4장)
2장과 4장은 같은 순서로 사건을 전개해 감으로 이야기의 흐름 안에서 테마
적인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2장은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 받은 요나의 모
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이야기는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요나의 감
사 기도를 연결되며(2:1ff), 하나님께서 요나의기도를 들으시고 물고기로
하여금 그를 토해내게 하시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2장과 대조를 이루는 4
장은 하나님의 자비로움에 분노하는 요나의 모습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4:1ff). 그리고 2장에서와 같이 요나의 기도로 이야기가 진행되며(4:2-3)
하나님께서 요나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에게 반문하시는 것으로 연결된다
(4:4). 4장 5-11절은 다시 한번 불만에 가득 찬 요나와 그의 기도 그리고
하나님의 요나에 대한 반문의 반복이다.
2장과 4장에는 과장법인 그로테스크가 사용되었다. 하나님은 큰 물고기를
보내셔서 바다에 던져진 요나를 그 물고기 안에서 3일 동안 머물게 하신
다. 물고기의 정체에 대한 과대한 관심은 물고기를 보내신 하나님을 못 보
게 한다. 어떤 물고기가 요나를 3일 동안이나 위액으로 삭이지 않고 살아남
게 할 수 있었을까? 일종의 그로테스크한 물고기였음이 분명하다. 4장 역
시 거대한 물고기 못지 않은 그로테스크한 요나의 반응이 있다. 요나는 하
나님께서 니느웨에 선언하신 재앙을 거두시자 매우 싫어하여 성내며(4:1)
여호와께 자기를 죽여 달라고 소리 지른다(4:3). 선지자로서 정도를 넘어
선 지나친 반응이 아닌가?
요나는 더위에서 그를 보호해 주는 박 넝쿨을 보고 크게 기뻐했다(4:6).
그러다가 박 넝쿨이 벌레에 먹히자 요나는 다시 한번 죽기를 구하며 ‘사
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내게 나으니이다’라고 하나님께 죽여달라고 기도한다
(4:8). 벌레먹은 박 넝쿨 하나 때문에 하나님의 선지자가 죽음을 구한다는
것은 너무 그로테스크한 표현이다.
3. 재담(wordplay)에 담긴 긍휼의 메시지
주요 단어들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면서 요나서 전체의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
다. 형용사 ‘가돌(gadol)’은 요나서 안에서 14번 사용되는데 8번은 ‘커
다란/거대한’의 의미로 사용되었다(1:4, 10,12,16,17; 4:1.6). 그리고 6번
은 니느웨와 그 성의 리더들을 언급할 때 ‘중요한/위대한’의 의미로 사용
되었다(1:2; 3:2,3,5,7; 4:11). 우리는 요나서를 읽으면서 니느웨의 거대
한 규모에 관심을 빼앗길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이 도시의 관계의 중요성
을 인식하고 이야기를 이해해 나가야 한다.
악한 이라는 의미의 형용사 ‘라아(ra a)’는 요나서 안에서 9번 사용되었
는데 하나님 앞에 상달된 니느웨의 죄악(1:2), 폭풍을 통하여 선원들에게
임한 재앙(1:7,8), 니느웨 왕이 베옷을 입고 온 백성들로 하여금 나쁜 길
(3:8)에서 돌아 서라고 명할 때 사용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니느웨 사람들
이 나쁜 길(3:10)에서 돌아 선 것을 보시고 그들에게 내리시겠다고 하셨던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다. 그러나 하나님의 이러한 행동이 요나에게는 매우
나쁜 일로 여겨졌다(4:1).
저자는 이러한 word-play를 통해서 니느웨가 요나가 생각하는 것만큼 전적
으로 악한 도시가 아니며, 따라서 하나님께서 니느웨가 고통을 당하지 않도
록 자비를 베푸시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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