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18은 구원자이신 여호와를 찬양하고 감사한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저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시인은 "건축자의 버린 돌
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22)라는 표현으로 이 감사의 내용을 대
표적으로 표현한다.
쓸모 없는 돌로 여겨진 것이 아주 중요한 자리에 놓여졌다. 이 돌은 건축
자가 버린 돌이다. 건축자들은 돌을 보는 데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돌의
결, 모양, 강도를 전문적으로 알기 때문에 이들의 판단은 거의 정확하다.
이들이 버린 돌이면 분명 쓸모 없는 돌이다.
이 버림받은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이 돌은 건물의 초석
으로 건물의 모든 기초를 하나로 묵어 주는 큰 모퉁이 돌을 말한다. 이 돌
은 두 방향에서 물리게 되며 양쪽에서 오는 압력을 받는다. 이 돌이 빠지
면 건물은 내려 앉는다. 성경에서 ‘머릿돌’은 시작과 근원을 말한다.
건축자의 버린 돌이 가장 요긴하고 쓸모 있는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
다(시 118:23).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그러나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
일을 행하셨다(cf., 욥 38:6). 여호와께서는 역전시키시는 분이시다. 하나
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셔서 말 구유에서 태어나 십자
가의 길을 가셨다. 예수는 부요하신 자로서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셔
서 그의 가난을 인하여 우리를 부요케 하신다(고후 8:9).
이 말씀(시 118:22,23)을 명심하고 계신 분은 예수님 자신이셨다. 주님께
서는 이 시편의 말씀을 자신에게 적용시키셨다(막 12:10). 마가복음 11장 1
절을 보면 예수께서 감람산에 도착하시고 나귀 새끼를 타고 성전이 있는 예
루살렘에 입성하신다. 예수는 성전 청결과 무화과 나무 저주라는 행동 비유
(an acted parable)를 우리에게 보여 주신다. 마가는 성전 청결 이야기(막
11:11-25)를 열매 없는 무화과 나무의 저주와 말라죽음 이야기(막 11:12-
14, 20-25) 사이에 위치시켜서 예수님의 성전 청결 행동이 성전과 그 제사
제도의 파멸을 선언하고 있는 것으로 말한다. 이후에 예수께서 ‘무슨 권
세’로 이 일을 행하느냐는 질문을 받으신 후, 자신이 메시야임을 말씀하시
기 위하여 이 시편을 가져 온다. 먼저 주님은 포도원 비유를 말씀하신다.
포도원 주인은 포도원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하여 모든 일을 다한다. 담을
쌓고 망대를 세운다. 그리고 농부들에게 세를 주고 먼 나라로 갔다. 예수
님 당시에 팔레스타인에는 수많은 부재 지주들이 있었다. 주인은 추수 때
가 되어 세를 받기 위해 종들을 보낸다. 주인은 한 종, 다른 종, 또 다른
종, 그 외에 많은 종을 보낸다. 그러나 종에 대한 농부들의 행동은 점차 악
화된다. 잡아 때렸다(12:3), 머리를 깨고 모욕했다(12:4), 죽임을 당했다
(12:5), 더러는 얻어 맞고 더러는 죽임을 당했다(12:5). 마지막으로 주인
은 “저희가 내 아들은 공경하리라”고 생각하면서 그의 “사랑하는 아들”
을 보낸다. 아들을 보낸 사건은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한다. 과거의 실망을
잊고 최종적인 파송을 한다. 왜 군대를 보내지 않았을까? 주인은 다른 종들
이 이루지 못한 것들을 아들이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농부들
은 그 아들을 보고 이는 상속자니 죽이고 그의 유업을 차지하자고 서로 말
하고 아들을 잡아 포도원 밖에 내어쫓아 죽였다”(12:7). 예수께서는 잠깐
숨을 돌리면서 “그러면 포도원 주인이 올 때에 이 농부들을 어떻게 하겠느
뇨?”(12:9) 라고 묻는다.
이 질문은 주인이 어떻게 할 것이냐 뿐 아니라, 도대체 그는 어떤 사람이
냐?를 묻게 된다. 이 비유에서 놀라운 요소는 아들을 죽인데 있지 않다. 소
작인들의 잔인함은 이미 증명되었다. 아들을 보낸 아버지의 마음은 무엇인
가? “그들이 내 아들은 존경하리라”는 말을 들을 때 우리는 어떻게 이렇
게 어리석은가를 생각하게 된다. 소작인들은 “기업이 우리의 것이 될 것이
다” 라고 말한다. 이 어리석게 보이는 주인의 모습이 예수께서 소개하시
는 하나님의 모습이다. “하나님은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오래 참으
시고, 사랑과 성실이 많은 분이시다”(출34:6, cf. 公義의 하나님). 하나님
은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신다(그러나 변화되기를 원하신다. 예수
님처럼). 그 사랑에서 우리를 어떤 것도 끊을 수 없다(십자가를 진다는 것
은 우리의 부족한 모습 때문에 자폭하지 않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갑자기 이 비유의 결론을 맺으시면서 “너희가 건축자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것은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요 우리 눈
에 기이하도다 함을 읽어 본 일이 없느냐”고 물으신다. 왜 갑자기 버린 돌
에 대해 말씀하실까? 히브리어에는 “돌”(eben)은 “아들”(ha-ben)과 거
의 소리가 같다. 예수는 포도원 비유를 통해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된 권위
로서 성전을 청결케 하셨으며, 자신이 진정한 성전이심을 선언하신다(cf.
성전을 헐라 사흘 만에 내가 일으키리라. 요 2:19). 예수님께서 진정한 성
전으로서 하나님께 영원한 제사를 단번에 드리신다. 이스라엘은 포도원 주
인의 사랑하는 아들, 예수를 배척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역설적으로 건축자
들의 버린 돌을 모퉁이의 머릿돌로 세우신다. 예수는 새 성전의 머릿돌이시
다.
예수는 철저하게 버림받으시고 거절 당하셨다(사 53). 그러나 여호와께서
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 시키셔서 예수 그리스도로 친히 모퉁
이 돌이 되게 하셨다. 종말의 새 백성을 창조하셨다. 예수는 모퉁이 돌로
서 하늘과 땅을 잇고 시간과 영원을 잇는다. 이것을 명심하고 세상이 우리
를 몰라 준다 하여 우리가 가지는 불평과 억울함을 내려 놓자!
이 후에 사도 베도로가 이 말씀을 인용한다(행 4:10-12). 베드로는 특별
히 예수의 부활과 ‘그의 사랑고백과 회복’을 통하여 이 말씀을 깨달았
다. 예수는 버림받고 죽임을 당했지만 하나님의 크신 계획 속에서 모퉁이
돌이 되셨음을 믿게 되었다. 베드로는 하나님께서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
서 다시 살리사 그를 정말 중요한 사람으로 세우셨음을 확신한다. 사도 베
드로는 막강한 재판관들과 안나와 가야바, 요한과 알렉산더와 대제사장 가
문이 함께 모여 있는 자리에서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살해했다고 고
발하고 있는 것이다(행 4:10). 베드로는 예수에 대해 보고 들은 것을 말하
지 않을 수 없다(행 4:20). 예수의 부활 후에 베드로는 예수께서 ‘모퉁이
돌’ 이심을 붙듣다. 예수께서 항상 그 자리에 계셔서 든든한 기초와 목표
가 되시기에 베드로는 용기를 낸다(용기는 5분을 더 버티는 것이다. 힘들
때도 여전히 좋은 표정으로 따뜻하게 남을 배려하는 것이다). 베드로는 자
신의 이름을 ‘반석’ 이라 불러주신 예수님의 사랑을 확인한다.
베드로는 그의 첫 서신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산 돌”이시며 우리도
“산 돌”이 되어야 한다고 권면한다 (벧전 2:4-8). 베드로는 예수를
“산 돌(a living stone)”이라고 말한다. 예수는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
셔서 우리를 거듭나게 하셔서 우리의 산 소망이 되셨다(벧전 1:3). 베드로
는 우리의 거듭남이 하나님의 살아 있고 항상 있는 말씀으로 되었다고 선언
한다(벧전 1:23). 이는 베드로는 예수의 생명을 확증하며 발휘한 결과로 우
리에게 선언하는 표현이다. 베드로는 하나님을 알아 간다. 하나님 다우심
을 경험한다.
그리스도는 “산 돌”이시다. 우리는 산 돌이신 그리스도와 연결될 때 생
명을 얻는다. 그리스도는 산 돌이실 뿐 아니라 “선택되고 보배로운 돌”이
시다. 우리가 그리스도에게 연결될 때,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특별한 보배
가 된다. 세상이 우리를 몰라주고 거부해도 우리는 실망하지 않는다. 우리
는 예수께 선택된 보배로운 돌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세상의 만족
을 구하지 않는다. 우리의 자존심 때문에 속상해 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아시기 때문이다(하나님 나라는 밭에 감춰진 보배와 같다).
베드로는 우리가 “산 돌”이 되어야 한다고 권면한다(벧전 2:5). 우리는
신령한 집, “성전”으로 세워져야 한다. 우리가 “산 돌”로서 홀로 열심
히 살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서로 이어져 하나님이 거하실 만한 곳
으로 함께 지어져 가야 하는 것이다(엡 2:20,21). 우리들은 서로에게 이어
져 살아야 한다. 서로를 지탱해 주어야 한다. 못생긴 나무가 숲을 지킨다.
“부딪히는 돌과 거치는 반석”이라고 하는 표현은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
속의 말씀을 생각나게 한다. “너는 복의 근원이다. 너를 인하여 복을 얻
을 것이다”(창12:3). 우리가 아름다운 미소와 따뜻한 마음 씀씀이로 살아
갈 때 사람들은 하나님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세상 살 맛을 느끼고 교회
로 발걸음을 옮기게 될 것이다. 이것이 산 돌인 우리가 하나님의 택하신 족
속으로, 왕 같은 제사장으로, 거룩한 나라, 그의 소유된 백성으로 우리를
어두운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 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
을 선전하는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시는 하나님, 가
난하나 부요케 하시는 하나님, 건축자의 버린 돌을 모퉁이의 머릿돌되게 하
시는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용기를 내어 감사와 충성, 순종과 인내를 다
짐할 뿐이다.
“ 주는 나의 하나님 이시라 내가 주께 감사하리이다
주는 나의 하나님 이시라 내가 주를 높이리이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함이 영원함이로다” (시 118: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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