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 - 위로의 책과 새 언약
예레미야의 사역과 메시지는 철저하게 “뽑고 파괴하며 파멸하며 넘어뜨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레미야 선지자는 재앙과 심판 뒤에 이어질 하나님의 계획을 말한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계획을 내가 아노니 재앙이 아니라 평안(샬롬)이라. 너희에게 미래와 소망을 주는 계획이라.”(렘 29:11)
예레미야의 새 언약은 이스라엘의 언약 파기 -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요, 너희는 나의 백성이다. 이 관계가 회손 되었다. 이 관계는 법정적 의미를 넘어서는 인격적 관계이다. - 로 인한 하나님의 두려운 심판과 형벌을 배경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이 희망은 하나님께서 주도적으로 시작하고 이루시는 은혜의 발휘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주시는 위로의 말씀을 예레미야에게 주셨다. “위로의 두루마리”(렘 30-33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새 언약’을 다루고 있는 31장 31-34절이다.
위로의 두루마리에는 ‘귀환’과 ‘회복’의 주제가 나타난다. 우리는 이 희망을 가능하게 하는 분이 하나님이시며, 이 희망의 메시지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이루시려는 목적과 계획이 무엇인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예레미야 31장 31-34절은 ‘새 언약’이란 용어가 유일하게 등장하는 구약본문이다. 이 말씀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일그러지고 부서진 유대인들, 재생의 소망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유대인들, 미래가 단절되었던 유대인들, 바로 그들에게 주어진 희망-약속의 메시지이다. 하나님께서 새 언약을 통하여 이스라엘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신다.
“보라 날들이 도래한다.” (여호와의 말씀이다.)
“내가 이스라엘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세울 것이다. (31절)
하나님께서 이루실 새 이스라엘의 출현을 말씀하신다. 그리고 그들과 ‘새로운 언약’을 체결하실 것을 선언하신다. ‘새롭다’는 단어는 ‘더럽다’, ‘부정하다’는 의미를 배경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단어이다. 부부지간과 같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부정과 불륜으로 더러워졌기에 ‘새로운 출발’, ‘새로운 관계’를 수림하기 위해서 ‘새 언약’을 체결하시는 것이다. 이전 언약이 ‘옛’ 언약이 된 것은 그 언약자체가 불완전하거나 결핍요소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언약의 당사자중 하나인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그 언약을 파기해서 그 효력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언약으로 말미암는 새로운 관계는 하나님의 일방적인 주도권아래 주어진다. 깨어진 관계를 반드시 회복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열심이 만들어낸 열매이다.
내가 그들의 조상의 손을 잡고
그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에 세운 것과 같지 아니한 언약이다.
내가 그들에게 남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파기했던 그 나의 언약과 같지 않은 언약이다.” 여호와의 말씀이다. (32절)
32절은 31절을 돋보이게 하는 대조의 역할을 한다. ‘옛 언약’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첫째로, 새 언약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조상들의 손을 잡고 그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에 새운 언약과 같지 아니한 언약이다. 둘째로, 새 언약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진정으로 주인/남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파기했던 언약과 같지 아니한 언약이다. 두 가지로 이야기 하고 있지만 출애굽 후 이스라엘이 시내산 밑에서 하나님과 맺은 언약(시내산 언약, 모세 언약)을 말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출애굽은 여호와 하나님만이 그들의 진정한 주인임을 가르쳐 보여 준 역사적 실연(實演, demonstration)이다. 이스라엘은 온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 한 분 만을 섬길 것을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파기했다. ‘옛’ 언약은 이스라엘의 언약 파기 행동으로 그 언약이 더럽혀 졌으며, 그 효력이 상실되었음을 말한다.
32절은 이스라엘을 위해 하나님께서 행하신 놀라운 구원의 은혜(출애굽)을 배경으로 일편단심으로 하나님만을 따라 살겠다는 언약이 무참히 깨어지고 파기된 추악한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그렇다! 이것이 그 날들 이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에 세울 언약이다.” 여호와의 말이다.
“내가 나의 율법을 그들 속에 두며
내가 그들 마음에 그것을 기록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게 대하여 백성이 될 것이다.” (33절)
심판의 날들이 다 지난 후에 새로운 백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때에 하나님은 그들과의 관계를 수립하기 위하여 새 언약을 세울 것이다.
놀라운 약속이 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토라(율법)를 - 시내산 밑에서 주어진 동일한 율법과 계명들이다. 율법은 하나님의 언약백성인 이스라엘의 유일한 삶의 규범이다. 길이다. - 이스라엘의 ‘속’에 두신다. 인간의 思考와 생각과 의지의 중심인 ‘마음’에 기록하신다. 순종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백성의 탄생이다. 하나님의 계명들과 율법들은 더 이상 외형적인 규칙이 되지 않는다. 새 언약 백성들에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하는 내면의 표지가 된다. 율법에 순종하는 일이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순종의 새 이스라엘의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이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
“사람이 다시는 그 이웃과 형제를 가르쳐 말하기를
‘너희는 여호와를 알라.’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 중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모두 다 나를 알 것이기 때문이다.” 여호와의 말씀이다,
“왜냐하면 내가 그들의 죄악을 용서하고
그들의 죄들을 내가 다시는 기억하지 아니할 것이기 때문이다.” (34절)
여호와를 아는 것은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그의 뜻(율법)에 순종하는 삶의 방식이다. 여호와를 사랑하고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충성하며 우리는 하나님을 알아간다. 하나님을 존경하고 경외하며,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그에게 순종한다.
새 언약의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사람의 마음속에 주권적으로 하나님의 토라(가르침, 율법)를 기록하여 놓았기 때문에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 토라를 자발적으로 지키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때에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을 그들의 주님으로 인정하고 그 분의 가르침에 순종하게 될 것이다.
‘죄의 용서’는 새 언약을 가장 새 언약답게 만드는 요소이다. ‘죄의 용서’는 새 언약에 있어서 가장 은혜로운 요소이다. 하나님께서 죄와 형벌이라는 비참한 고리는 끊으시고 용서하고 기억하지 않으신다.
이스라엘의 회복은 새 언약의 중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완성된다(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
그러므로 우리는 감사로 가득 찬 경외심을 가지고 “하나님의 용서” 앞에 서야 한다. 새 언약은 우리로 율법을 향한 순종의 태도를 정돈하게 해 준다. 새 언약 공동체인 우리는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을 힘입어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하나님의 주권과 그 분의 인도하심을 인정하고 그 분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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