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는 요나
그랬더니(요나 3:10) 요나가 심히 싫어하고 화를 내었다(그것이 커다란 악이 되어 흥분하였다). But Jonah was greatly displeased and became angry (요나 4:1).
“여호와여 원컨대 이제 내 생명을 취하소서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내게 나음이니이다.”(4:3) 라는 불평은 ‘신경질 납니다. 참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라는 뜻으로 세상 일이 내 원칙대로 안 될 때, 자신의 주장이 무너 질 때 분노하는 인간들의 대표적 외침이다.
이 외침에 대해 하나님께서 3번
“너의 성냄이 어찌 합당하냐?”(4:4)
“네가 이 박 넝쿨로 인하여 성냄이 어찌 합당하냐?”(4:9)
“내가 아끼는 것이 어찌 합당치 아니하냐?”
질문하심으로 요나와 우리의 믿음을 정돈시켜 주신다.
요나의 분노는 정의와 공의로운 세계관 때문에 나오는 분노인가?
요나는 여호와의 얼굴을 피하려고 일어나 의도적으로 다시스로 향한다. 이스라엘의 거룩한 선지자 요나가 왜 여호와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는가? 하나님께서 니느웨의 악을 말씀하실 때 요나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의 숨소리가 액센트처럼 ‘큰’ 성읍 니느웨에 있는 것을 보고 요나의 얼굴은 일그러진다. 하나님의 얼굴(임재)는 은혜롭고 자비로운 노하기를 더디 하시는 얼굴이었다. 요나는 하나님의 따뜻한 얼굴을 견뎌내지 못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요나와 우리의 일그러진 얼굴을 변화시켜 놓으실 것이다.
하나님의 ‘선’이 왜 요나에게는 ‘심한 악’이 되었을까? 요나서 2장에는 3번의 방향 전환이 있다. 요나, 니느웨 성의 왕과 거민들,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니느웨 사람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선 것을 보시고 그의 뜻을 돌이키셨다(3:10). 이것이 요나에게 심히 악한 것이 된다(4:1). 하나님의 선이 요나에게 악이 된다. 요나는 자기 의, 자기가 생각하는 의(self-righteousness)가 하나님의 의보다 절대적인 것이며 절대적으로 성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부인이 아니라 자기 성취가 그의 목표이다.
예수님 시대의 바리새인들은 율법의 강박관념 때문에 율법의 본질을 보여 주시는 예수님의 태도, 즉 세리와 창기를 대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들은 자신의 율법주의(경계주의)를 넘지 못하고(cf. 내가 고국에 있을 때에, 요나 4:2) 오히려 율법의 완성을 가르쳐 주신 예수님을 못박아 죽였다. 이것은 의를 가장한 자기숭배이며 자기의의 절대화이다.
물 위, 물 속, 물고기 뱃속에서의 구원의 체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고 있는 요나, 나의 열심을 인정하여 내 바람을 하나님께서 인정해 달라는 태도이다.
너의 성냄이 어찌 합당하냐?
“여호와여 원컨대 이제 내 생명을 취하소서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내게 나음이니이다”(4:3)는 불평은 ‘저는 제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은 도저히 못 견디겠습니다’ 라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어느덧 자기 나름의 신앙습관과 법칙에 생활 방식이 굳어 져서 하나님 말씀의 신선한 도전 앞에 변화되지 않고 있는 우리. 말씀 앞에 정직하고 용기있게 서지 못하여 자신의 관심과 뜻에 맞는 부분에만 헌신하는 자기 중심적인 신앙, 자신의 뜻이 좌절되면 쉽게 분노하는 우리에게 하나님은 조용히 물으신다. “너의 성냄이 어찌 합당하냐……”
“요나가 성에서 나가서 그 성 동편에 앉되 거기서 자기를 위하여 초막을 짓고 그 그늘아래 앉아서 성읍이 어떻게 되는 것을 보려 하니라.”(4:5).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표정으로 초막 그늘 아래 앉아 농성하고 있는 요나. 이때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진정한 여유와 멋을 발휘하신다. 박 넝쿨, 벌레, 뜨거운 동풍을 사용하셔서 요나의 얼굴 표정을 바꿔 주신다.
하나님께서 그 괴로움을 면케 하시려고(그 악에서 빼내려 오려고) 준비하신 박 넝쿨로 인해 요나는 크게 기뻐한다. 그의 얼굴 표정이 다시 한번 180도 변한다(변화의 진정한 의미는 회복이다). 그러나 다음 날 새벽 하나님이 준비하신 벌레가 박 넝쿨을 씹어 시들게 되고 하나님이 준비하신 뜨거운 동풍이 요나의 머리에 던져지자 요나는 다시 한번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다고 불평을 한다(4:8). 자기 중심적인 신앙태도는 자기 성취의 욕구와 그 충족 정도에 따라 내면의 정서가 움직이기에 결코 참된 평화를 맛 볼 수 없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친히 입을 열어 “복있다 마음이 가난한 자여, 천국의 너의 것이다”라고 선언하신다. 마음이 가난한 자 그는 참 평화를 맛본다.
하나님께서 박 넝쿨, 벌레, 뜨거운 동풍을 준비하셔서 요나를 최악의 환경으로 몰아 가신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요나를 그 악(selfish, 이기심)에서 빼내기 위함이다.(4:6). 요나의 불평의 내용 중(2,3절) ‘나’라는 1인칭이 9번 사용된다. “여호와여 내가 고국에 있을 때에 이러하겠다고 말씀하지 아니하였나이까 그러므로 내가 빨리 다시스로 도망하였사오니 주께서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이신 줄을 내가 알았음이니이다. 여호와여 원컨대 이제 내 생명을 취하소서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내게 나음이니이다.”(요나 4:1,2)
“ ‘박 넝쿨을 인하여’ 성냄이 어찌 합당하냐?”는 하나님의 두 번째 질문은 니느웨를 향한 요나의 분노의 뿌리는 멋져 보이는(?) 열심으로 포장된 민족주의, 민족사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하찮은 박 넝쿨의 손실에 쉽게 분노하는 이기심에 놓여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계신 것이다.
내가 아끼는 것이 어찌 합당치 아니하냐?
“내가 성내어 죽기까지 할지라도 합당하나이다.”(4:9)라는 요나의 굳은 얼굴의 뻔뻔한 불평에,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네가 수고도 아니하였고 재배도 아니하였고 하룻밤에 났다가 하룻밤에 말라 버린 이 박 넝쿨을 아꼈거든, 하물며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좌우를 분변하지 못하는 자가 십이만 여명이요 가축도 많이 있나니 내가 아끼는 것이 어찌 합당치 않냐?(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고 다시 세 번째 물으신다(4:10-12).
우리가 박 넝쿨처럼 귀하게 여기는 모든 계획과 기대와 이상들, 그것에 대한 나의 집착과 안타까움을 돌이켜 보자! 나는 무엇 때문에 불평하는가? 무엇을 억울해 하는가?
내가 아끼는 것이 어찌 합당치 아니하냐? 는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은 마침표나 느낌표가 아니라 의문형으로 조용하게 우리에게 질문되어 깊은 침묵과 반성을 웅변처럼 요구한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의 일그러진 얼굴을 요나처럼 활짝 피게 해 주실 것이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를 고치시고 회복시켜 주실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답게 만들어 가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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