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좀 못 되게 외도(?)하다 왔습니다. 한 달 만에 쓰는 거니까 수다 좀 떨어도 되죠?
20시간 가까이 비행기를 타고 오니 비행기 안에서 죽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 실감나더군요.
언니가 살고 있는 New Jersey는 아주 복잡하지도 한적하지도 않은 그런 곳이었어요.
이번 여행의 대위명분은 언니와 조카의 상봉 도우미(사정이 있어 언니만 그곳에 있고 형부와 조카가 한국에서 있거든요), 그리고 작게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 고민은 정말 초등하고 고학년 정도 될 때부터 지금껏 저를 괴롭히는 뿌리 깊은 못된 놈입니다. 회사를 6월까지 다니고 미국을 9월 초에 들어갔으니까 7, 8월 두 달 동안을 그 녀셕 땜에 crazy한 상태로 있었죠. 짱구를 굴리며 고민했지만, 진로결정은 항상 힘이 듭니다. 게다가 정답도 없고....
목사님은 아시겠지만, 머리 아픈 문제가 엎친데 덮쳐 일종의 도피성 여행의 성격이 농후했죠. 그래도 나름대로 준비한 것도 있었어요.
기도....
기대...
기다림..
이런 기특한 생각을 제가 스스로 하진 못했고, 절친한 친구의 조언 덕에 정말 중요한 부분을 챙겨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진로문제에 대한 답을 얻고 돌아왔을까요? 앗싸, Yes!
항상 하나님은 기대 이상의 것을 예비하시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답을 명확히 주시더군요. '명확히'라는 말은 참 조심스럽게 써야겠지만 정말 그랬습니다.
제가 선택하게될 갈림길은 크게 세갈래입니다. 솔직히 하나님의 답은 저라는 인간이 선택하기엔 가능성이 가장 적은 보기였습니다. 이유는 금방 아실겁니다. 보기는,
1. 복직 2. 스카웃 비슷한 제안 수락(현재 백수니까.) 3. 자녀양육
제가 선택할 뻔 한 답은 2번이었어요. 1번도 나쁘진 않죠.
하나님의 제안은 3번입니다. 전 살림은 거의 0점수준이거든요. 게다가 애기도 잘 못 봐요. ㅋㅋㅋ (창피한 줄도 모르고...) 그런대도 하나님은 3번이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잠깐 다른 얘기 하나 해 드리죠. 제가 이번에 '방언'을 받았어요. 히히히...
처음에는 믿기 어려웠지만, 10년 만에 미국의 작은 교회에서 방언을 다시 받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여러 번 받을 것 같은 기회가 있었지만 주시지 않더니 이번에 주셨답니다.
너무나 감사해요.
이렇게 저렇게 은혜도 받고 마음도 정하고 평온한 상태로 다시 29일 저녁 늦게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2번 사항과 관련된 약속이 있었죠.(한 달전에 약속이 잡혀 있었어요. 10월부터 출근하는 걸로 구상을 하셨는지...여행 갔다오면 바로 연락하신다고 하더니 정말 만 하루 만에 약속이 잡혔죠.)
부끄럽지만 '나'라는 사람은 너무도 간사하고 유약한 존재입니다.
다시 한국에 온 이틀의 시간 동안 2번의 유혹이 점점 짙게 생각 속으로 퍼져 가더군요.
저는 스스로를 볼때 물질에 대한 욕심도, 명예욕도 관심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함정이었나 봐요. 바로 그 부분들에 몰두하면 저속한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세속적인 것 같기도 하니까 아닌 척하고 살았나 봐요. 그러다가는 자기 자신까지 정말 그렇다고 착각하는 바보가 된거죠.
잠시 잠깐이긴 했지만, 마음이 흔들려서 다시 머리가 아프던 차에 약속장소로 가면서 아는 선배언니와 통화를 하게 됐어요. 하나님은 3번이 하나님 생각이라는 확실한 싸인을 제게 주셨죠. 그 언니는 무심코 한 말이지만, 제겐 다시 한 번 확신을 갖게 하는 정답 힌트였죠.
암튼, 너무나 시원하게 No라는 대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정말 저한테는 소중한 시간이었습이다. 무엇보다도 기도 중에 하나님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 그 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음.... 하나님의 심정을 느낀다는 것은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는 것과 아주 비슷했습니다. 머리 속으로 익히 알고 있는 부분이지만, 정말 그렇더라구요.
주저리 주저리 길게도 썼죠? 시차적응이 안돼서 야심한 밤에 끝도 없이 수다를 떠는 군요. 이제 마무리 하죠.
'한 없다' .....
'하나님의 사랑은 한이 없어라'
이 것이 여러분께 들려 드리는 제 여행기 입니다.
다음에는 정말 여행기를 올릴게요.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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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