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주인 행세를 하려는 겨울과 주도권을 잡으려는 봄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깊은 땅 속에 약간의 봄의 체온이 전달 되었는지 비포장 도로와 앞 마당이 질퍽질퍽한 진흙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차 바퀴와 신발이 온통 질퍽한 흙으로 엉망이지만 봄이 오는 징조라 생각하니,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이렇듯, 힘겹고 가날프게 봄의 속삭임이 찾아오듯,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도 살며시 찾아 옴을 생각할 때 신비롭기도 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일하심의 속도에 맞게 하나님의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를 펼쳐나가심을 볼 때에, 그저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감사할 뿐입니다.
지난해 숙소 건축을 계획하던 중, 한 형제와 그 형제의 부모님의 헌금으로 주춧돌을 놓을 수 있게 하시더니, 올 해에는 어느 권사님과 집사님의 손길을 통해 숙소 건물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개가 자욱하게 드리우고, 겨울비가 내리는 어느날 오후에 한 통의 전화와 함께 한 번도 뵙지 못한 어느 권사님과 집사님께서 로뎀나무를 방문하셨습니다. 저와 대화하시며 로뎀나무 사역에 대해 들으시더니, 로뎀나무에는 오시지 못하셨지만, 한 분의 집사님을 통해 헌금을 해주셨습니다. 그러시며 그분들의 하시는 말씀이 오히려 "본인들께서 하나님께 감사하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본인들께서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쓰임받으심을 기뻐하셨습니다.
참으로, 하나님의 일하심은 인간의 계획과 지혜와는 차원이 다름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지난해와 올 해 헌금을 해주신 분들을 개인적으로 알지도 못하는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의 하나님께 향한 사랑과 헌신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앞으로 로뎀나무 사역은 인간의 노력과 지혜로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세워진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셨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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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기도 2009.03.01 [1]
정성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