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동역자 – 이름 없는 형제
1. 이름은 없다.
이름 없는 형제, 이름은 있지만 이름을 밝히지 않은 형제. 사도 바울의 주
변에 있던 그 이름난 동역자 곁에 아무 말 없이 슬며시 서 있는 사람. 우
리 나라 초대 교회 사진 속 인물처럼..
예루살렘 교회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사도 바울은 예루
살렘 교회를 부조하기 위하여 여러 교회를 향해 애타는 호소를 하였고 마게
도냐에 있는 교회들은 즉각적으로 응답하였다. 그러나 고린도 교회는 일년
전에 이미 연보의 일을 계획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실천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바울은 디도와 함께 다른 두 형제를 파송하여 고린도 교
회를 권면하게 하였다. 우리는 여기에서 바울의 뜻을 따라 이름없이 고린도
교회로 보냄받은 한 인물을 만나게 된다(고후 8:18).
바울은 이 형제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다(cf. 8:22). 이 형제는 이름을
내지 않아도 기꺼이 사도 바울의 일에 협조하고 있다. 이러한 자세는 이름
내기 좋아하는 이 시대의 정신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는 “이름도 없
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라” 찬양하면서도 우리의 이름 내기를 얼마
나 좋아하는지..
이 형제는 철저하게 바울의 일을 돕기 위하여, 디도의 사명을 돕기 위하
여 자신의 이름을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않고 있다. 이 형제가 원하는 것
은 이름을 내는 것이 아니다. 이 형제가 원하는 것은 동역 오직 동역 뿐이
다. 이 형제는 반대를 위한 반대, 비판을 위한 비판의 시대정신에 충격을
던진다. 진정한 동역을 위해서는 이름으로 표현되는 인격도, 이름으로 나타
내는 신분도 내려 놓아야 한다. 주님의 일을 위하여는 이름뿐 아니라 자기
를 잊어 버려야 한다.
2. 이유는 있다.
도대체 이 형제가 어떤 사람이기에 사도 바울이 이 형제를 디도와 동행하
여 고린도 교회에 보냈는가?
1) 칭찬받는 사람이기 때문이다(고후 8:18).
이 형제에 관한 칭찬은 “복음”과 관련이 있다. 이 형제는 복음 안에 머
무르는 사람이며 복음에 합당하게 사는 사람이다. 이것은 칭찬에 가장 큰
표준이며 가장 큰 내용이다. 이 형제는 복음 때문에 칭찬을 받는다. 이 형
제는 복음을 위하여 살고 죽는 사람이며, 복음에 헌신한 사람이다. 이것은
칭찬의 가장 깊은 원인이며 가장 높은 목적이다.
더 나아가서 이 형제에 대한 칭찬은 “교회”와 관련이 있다. 이 형제는
모든 교회에서 칭찬을 받았다. 이는 그의 신앙과 인격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를 말한다.
복음과 교회에서 조화있는 칭찬을 받는 이 형제가 이름을 내야 할 아무런
욕심없이 겸손하게 사도 바울 곁에서 일을 돕고 있다.
2) 선택받은 사람이었다(고후 8:19).
이 형제는 여러 교회들에 의해 선택을 받았다. 이같은 공개적인 선출 방식
은 초대 교회가 장로들을 선출할 때 사용한 것과 동일한 방식이다(행
14:23). 이 무명의 형제는 장로와 같은 귀한 직분을 지니고 여러 교회를 돌
보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뢰와 귀한 직분이 이 형제에게
는 다른 사람을 조력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되지 않는다.
이 형제는 주님의 영광과 사도의 뜻을 위하여(고후 8:19) 개인의 뜻을 포
기한다. 사도는 더 큰 뜻을 위하여 개인의 뜻을 접는 이 형제를 “동행자”
(고후 8:19)라고 부른다. 이름없는 형제는 사도 바울의 동행자이며, 사도
바울은 이름없는 형제의 동역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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